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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STO, 투자, 펀드

“STO는 미래 아닌 현재…폭발적 성장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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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STO 써밋]①
韓 STO 시장, 2030년 367조 성장 전망
토큰화 통해 무한히 확장하는 시장 조성

 

[이코노미스트 마켓in 허지은 기자] “토큰증권발행(STO)의 전망은 긍정적이다. STO는 자본시장의 효율성을 개선하고, 비용과 투자자 접근성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3월 주주들에게 보낸 연례서한에서 STO를 이렇게 평가했다. 아직까지 일상에선 멀게 느껴지는 STO는 금융투자시장의 근간을 흔들 새로운 물결로 주목받고 있다. 이미 미국, 싱가포르, 영국, 일본 등 세계 각국이 규제 체계를 마련하면서 STO 시장은 본격적인 개화를 앞두고 있다. 

 
토큰증권(ST)은 블록체인의 분산원장기술(DLT)을 활용해 자본시장법상 증권을 디지털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토큰증권은 채권 등 금융상품 뿐만 아니라 부동산, 귀금속, 미술품 등 대부분의 유형자산을 증권 형태로 발행할 수 있어 금융업의 미래 신산업으로도 불린다. 금융위원회도 올해 2월 관련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며 토큰증권의 합법화를 공식화하고, 발행·유통을 아우르는 토큰증권 시장을 대대적으로 조성할 계획을 밝혔다. 

토큰증권을 통해 자본을 조달하는 STO는 증권시장의 기업공개(IPO)와 가상자산(가상화폐) 시장의 초기코인공개(ICO)의 중간 개념으로 이해하면 쉽다. ICO가 실체가 없는 가상화폐를 공개하며 투자금을 모았다면, STO는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실제 비즈니스 모델이나 실물 자산 등을 대상으로 자금을 조달한다는 차이가 있다. 특히 IPO에는 적용되지 못한 블록체인을 활용해 거래의 투명성, 결제 시간 단축 등을 기대할 수도 있다. 

멀게만 느껴지는 STO는 이미 금융투자업계에선 익숙한 개념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STO 시장은 오는 24년 34조원을 시작으로 2030년에는 367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5일 기준 코스피(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이 1984조원, 코스닥 시총이 396조원임을 감안하면 7년뒤 국내 증시 양대 마켓을 뒤이을 시장으로 성장할 수도 있는 셈이다. 

다가올 STO의 시대를 앞서 준비한 전문가들 역시 STO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예고하고,시대적 변화에 발빠르게 대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난 9일 서울 중구 KG타워 KG하모니홀에서 열린 ‘이데일리 글로벌 STO(Security Token Offering) 써밋’에 참석한 밥 에죠담 INX 부사장은 “STO 시장은 각 나라의 규제를 지키며 전 세계적으로 확장됐다. STO 시장은 향후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밥 에죠담 INX 부사장이 9일 오전 서울 중구 KG타워에서 열린 ‘2023 STO 써밋’에서 스피치를 하고 있다. [사진 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INX는 세계 최초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승인을 받은 STO 거래소다. 지난 2021년 자체 가상화폐 ‘인사이트프로토콜(INX)’를 발행해 7200명 이상의 투자자들로부터 8500만달러(약 1107억원)를 조달하기도 했다. 에죠담 부사장은 “클래식 자동차와 부동산, 아트작품 등 다양한 실물자산을 STO를 통해 투자할 수 있다”며 “거래소와 사모펀드 등 많은 참여자들이 있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싱가포르통화청(MAS)의 인가를 받은 STO 거래소 인베스타X의 줄리안 콴 대표 역시 “STO는 상장지수펀드(ETF)의 뒤를 이을 투자의 미래가 될 것”이라며 STO 시장의 성장세를 전망했다. 콴 대표는 “ETF는 30여년 전에 6000만달러(약 785억원) 규모로 출발했는데 현재는 60억달러(약 7조8480억원) 시장으로 성장했다. 다양한 자산을 토큰화할 수 있는 STO는 앞으로 투자 시장에 엄청난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STO가 가진 유동성, 시장 저변 넓힐 것”

전문가들은 STO가 토큰증권을 이용하기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더 많은 수요가 몰릴 수밖에 없다고 봤다. 전통 주식에 비해 투명성과 불변성, 비용 절감 효과가 있으며 전세계 토큰 시장의 유동성 풀을 통해 대규모 투자 유치가 가능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를 통해 사모펀드(PEF), 벤처캐피탈(VC), 스타트업은 물론 코인베이스 등 가상자산(가상화폐) 거래소도 STO를 활용하고 있는 이유라는 것이다. 

에죠담 부사장은 “한국의 시중은행을 비롯한 거대 금융기관들의 발표가 있었다. 이들이 STO 시장에 참여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STO를 통하면 현금화가 어려운 비유동자산의 거래가 보다 쉽게 이뤄질 수 있다. 특정 영역에서 발생하는 캐시플로우(Cash Flow, 현금흐름)에 투자할 수 있고, IPO가 어려운 기업도 주식 지분을 STO 형태로 변화해 자금 조달이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가령 부동산 시장의 경우, 일반적인 부동산 투자는 유동화가 어렵지만 이를 수억개의 토큰으로 나누고 투자자들에게 작은 부분을 제공한다면 더 많은 투자 풀이 생기게 된다. 부동산 STO와 비교되는 리츠(REITs)도 마찬가지다.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에 투자한다는 점은 동일하지만, 리츠는 주로 대형 우량 자산만 편입이 가능하지만 STO는 보다 다양한 부동산을 활용해서 운영하는 것이 가능하다. 또 리츠는 주식시장에 따라 부동산 가치와 무관하게 가격이 오르내리지만 부동산 STO는 그렇지 않다. 
 

‘2023 STO 써밋’이 10일 오전 서울 중구 KG타워에서 열린 가운데 브레이크 타임에 연사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이러한 STO의 특징이 공모 자본 시장의 이점을 사모 자본 시장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한다고 콴 대표는 강조했다. 그는 “사모펀드를 직접 운영하면서 느낀 사모 자본 시장의 문제점은 투자유치가 어렵고, 시간이 많이 걸리는데다 유동성도 부족하다는 점”이라며 ”실물자산과 결합한 STO는 투명성이 높고 토큰 발행 시 가격도 얼마 들지 않아서 접근성 측면에서도 높다“고 말했다.

한국의 케이팝(K-POP) 문화가 STO에 적합한 형태라는 평가도 나왔다. 에죠담 부사장은 “케이팝 산업은 한국의 주요 토큰화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이미 많은 관계자들과 만나 소통하고 있는데 모두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특히 젊은 세대,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가 열광하는 콘텐츠인 만큼 이들이 좋아할만한 소재를 발굴해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출처, 이코노미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