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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블록체인산업

전통 금융권 위협하던 유니콘의 몰락… 두나무·빗썸·토스·케이뱅크 시총 곤두박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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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나무·빗썸, 1년 만에 시총 75% 감소
토스·케이뱅크 시총도 50% 넘게 줄어
성장성 부족하고 재무구조 악화 우려
불확실성 커 실적·주가 회복 기대 어려워

 

유니콘을 넘어 데카콘으로 성장했던 여러 비상장 신생 금융사들의 몸값이 1년 만에 크게 떨어졌다. /조선비즈DB

 

 

전통의 금융권을 위협할 정도로 빠른 성장세를 보였던 금융 스타트업들의 기업 가치가 속절 없이 추락하고 있다. 두나무와 케이뱅크 등 기업공개(IPO)를 통해 증시 입성을 노렸던 금융사들은 떨어진 몸값에 이제 상장 일정을 기약하기조차 어려워진 상황이 됐다.

 

최근 몇 년간 핀테크(FinTech·금융과 기술의 합성어) 시장 확대와 가상자산 투자 열풍 등에 힘입어 금융 스타트업들은 기업 가치가 1조원을 넘는 비상장 기업, 이른바 ‘유니콘’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전통 금융사들과 차별화된 수익 구조를 만드는 데 어려움을 겪고 가상자산 시장도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으면서 금융 유니콘들의 기업 가치는 1년 만에 절반도 안 되는 수준으로 떨어졌다.

 

 

◇ 두나무·빗썸 시총 75% 증발…토스·케이뱅크도 반토막

17일 비상장 주식 거래 플랫폼인 증권플러스 비상장에 따르면 국내 1위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는 최근 10만4000원에 거래됐다. 이는 1년 전인 지난해 4월 14일 기준 최고 거래 가격이었던 42만원과 비교해 75.2% 하락한 수치다.

 

업비트에 이어 가상자산 시장에서 2위를 기록 중인 거래소 빗썸코리아는 같은 기간 거래 가격이 36만5000원에서 9만4000원으로 74.2% 떨어졌다.

 

비상장 주식의 가치가 크게 떨어진 곳은 비단 가상자산 관련 기업뿐이 아니다. 핀테크 경쟁력을 기반으로 전통 은행들과 경쟁 중인 인터넷은행 역시 주가가 반토막이 났다.

 

송금 플랫폼인 토스와 인터넷은행 토스뱅크, 토스증권 등을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의 비상장 주식은 지난해 4월 14일 9만4500원에 거래됐지만, 1년 후인 지난 13일에는 3만9200원으로 58.5% 하락했다. 또 다른 인터넷은행 케이뱅크의 주식 거래 가격도 2만2300원에서 9800원으로 56.1% 내렸다.

 

상장을 모색했던 일부 금융사들은 기업 가치가 크게 하락하면서 IPO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한때 추정 시총 20조원을 돌파해 ‘데카콘(시총 10조원 이상의 비상장 기업)’으로 불렸던 두나무는 시총이 3조6433억원으로 급감했다. 지난해부터 IPO를 준비해 온 케이뱅크의 경우 몸값이 크게 하락하자 지난 2월 준비 작업을 무기한 연기했다.

 

 

두나무·빗썸코리아·비바리퍼블리카·케이뱅크의 1년 간 주식 거래 가격 변화. /증권플러스 비상장

 

 

◇ 코인 시장, 금리 인상 직격탄… 인뱅은 성장 의문부호 제기

두나무와 빗썸코리아의 몸값이 1년 만에 큰 폭으로 하락한 직접적인 원인은 미국의 금리 인상이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인플레이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기준금리를 빠른 속도로 올려 시중 자금이 코인 시장에서 빠지면서 가상자산 거래소를 운영하는 두 회사의 기업 가치가 급락한 것이다.

 

바이낸스 등 여러 해외 거래소들이 가상자산을 기반으로 다양한 파생상품을 개발·유통해 수익을 내고 있는 반면 국내 거래소들은 대부분의 수익을 코인 거래 수수료를 통해 얻고 있다. 이 때문에 코인 가격이 하락하고 거래량이 줄어들면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실적은 악화될 수밖에 없다.

 

두나무의 경우 지난해 영업이익이 8101억원으로 전년 대비 75.2% 줄었다. 매출액과 당기순이익 역시 각각 66.2%, 94.1% 급감했다. 빗썸 역시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79.1% 감소한 1635억원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은행은 성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재무 구조와 유동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기업 가치가 하락했다.

 

비바리퍼블리카의 경우 급증한 기업 규모에 비해 자회사들이 제대로 수익을 내는데 실패하면서 지난해 3709억원에 이르는 순손실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71.7% 급증한 규모다. 주력 자회사인 토스뱅크는 자본건전성 지표로 쓰이는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크게 떨어지면서 지난달 위기설에 휩싸이기도 했다.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BIS 자기자본비율 추이. /금융감독원

 

 

◇ 단기간 기업 가치 회복 어려워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떨어진 비상장 금융사들의 몸값이 이른 시일 내 다시 오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은행과 가상자산 시장 안팎에 여전히 많은 악재와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지난달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파산한 후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 은행의 연쇄 도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은 점차 마무리되는 단계에 들어섰다. 인터넷은행을 비롯한 대다수 국내 은행들은 지난해 금리 인상으로 예대마진(예금과 대출의 금리 차) 수익이 급증했지만, 올해는 이런 호실적을 기대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게다가 금융감독원을 비롯한 국내 금융 당국은 지속적으로 대출금리 인하와 예대마진 축소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시중은행과 명확히 차별화된 수익 모델을 갖추지 못한 인터넷은행들도 올해 실적을 방어하는데 고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나무와 빗썸 역시 최근 비트코인 등 일부 가상자산 가격의 회복세에도 실적 회복까지는 갈 길이 먼 상황이다. 가상자산 업계 한 관계자는 “디지털자산 특별법이 도입되면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금융 당국의 세밀한 규제를 받게 될 것“이라며 “올해 증권성이 있다는 결론이 나오는 토큰 중 상당수가 거래 가능 종목에서 제외돼 수익원이 줄어드는 점도 두나무, 빗썸 등엔 악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조선비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