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거래소 외부출고액, 3년간 최소 150조원
국내선 금지된 선물거래 판돈으로 추정
자금세탁·불법자금유통 수단 악용 가능성도
지난 3년간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5곳에서 해외 거래소, 개인 지갑 등으로 빠져나간 ‘가상자산 외부출고액’이 150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계당국과 업계는 투자자들이 국내 거래소를 통해서는 할 수 없는 고위험 선물‧레버리지 투자를 위해 코인을 외부로 옮긴 것으로 추정한다. 외부출고된 코인은 출처와 용도를 알기 어려워지는 만큼 자금세탁과 불법자본 이동에의 활용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20일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이 국민의힘 김희곤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6월부터 지난달까지 3년간 빗썸에서 외부로 출고된 가상자산 가액은 115조27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빗썸 계좌에 보관된 자산이 해외 거래소, 개인 지갑 등으로 옮겨질 때 해당 자산을 출고일 종가 시세 기준으로 환산한 금액이다. 외부출고액은 비트코인 시세가 사상 최고 수준이던 2021년 68조원을 넘었다. 하락장이던 지난해에도 30조원 이상이 외부로 빠져나갔다.
지난해 3월 트래블룰(코인 이전 시 송수신인 정보를 제공하는 추적시스템)이 시행된 이후에도 코인의 외부출고는 막대한 규모로 계속되고 있다. 업비트가 제출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4월부터 연말까지 총 32조1300억원어치의 코인이 외부로 출고됐다. 같은 기간 코인원(3조300억원), 코빗(6900억원), 고팍스(3900억원)에서도 외부출고가 활발히 이뤄졌다.
전문가들은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이 바이낸스·FTX 등 해외 거래소에서의 선물거래를 위해 빠져나간 것으로 해석한다. 국내 거래소에서는 선물·레버리지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다. 해외 은행 계좌가 없는 한국인이 해외 거래소에서 선물거래를 하기 위해서는 국내 거래소에서 코인을 매수해 해외로 출고하는 것이 사실상 유일한 방법이다. 이런 작업을 대행하는 한 가상자산 송금대행 업체 관계자는 “비율을 가늠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해외로 출고된 가상자산의 상당액은 선물거래가 목적”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해외 거래소를 통한 선물거래에 뛰어들 경우 투자자가 손실에 더욱 취약해진다는 점이다. 이장우 한국회계학회 가상자산위원은 트래블룰 시행 이후에도 계속되는 외부출고 경향에 대해 “미상장 종목에 투자하는 등 다른 목적을 배제할 수는 없겠지만 절반 이상은 선물 거래가 목적일 것”이라고 했다. 그는 “해외 거래소의 소재지나 고객센터 위치 등이 불분명한 경우가 많아 피해를 보더라도 구제받을 길이 요원하다”고 말했다.
가상자산 외부출고가 자금세탁 등 범죄와 연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도 많다. 금융당국이 국내 거래소의 외부출고 현황을 파악하고 있지만 이렇게 빠져나간 자금이 어떻게 쓰이는지까지는 알기 어렵다. 코인이 제3자의 지갑으로 옮겨지더라도 현실적으로 이를 면밀히 검증할 방법도 마땅치 않다. 황석진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자금 이동 경로를 추적하는 ‘트래블룰’이 사실상 우리나라에서만 시행되고 있는 만큼 음성적인 자금을 운용하려는 이들이 해외로 자금을 빼돌릴 유인이 크다”며 “법의 사각지대에 있는 가상자산 시장을 이용해 범죄자금 등이 유통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관련 법과 제도를 정비해 국내 가상자산 투자자 보호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출처, 국민일보 이슈&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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