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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E

"글로벌 기업과 협업의 장 … 韓 블록체인, 파리로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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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최대 블록체인 콘퍼런스 마이클 아마르 PBW 회장
구글·MS 등 기존 딥테크부터
LVMH·카르푸 여러 기업 참여
업계 경계 없애며 생태계 확장
韓 기업 세계화에 유럽이 최적
게임 산업군 성장 가능성 높아
 
마이클 아마르 PBW 회장(오른쪽)이 지난 6월 열린 파리 블록체인 위크(PBW)에서 '블록체인 미래'를 주제로 토론을 하고 있다. PBW

프랑스 파리는 현재 유럽 내에서 기술 혁신 분야와 관련해 가장 주목받는 도시다. 파리에서 매년 열리는 비바테크는 유럽 최대 규모 스타트업 박람회로 자리 잡아 미국의 테크크런치 디스럽트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 센강 주변에 위치한 스테이션 F는 전 세계 최대 규모 스타트업 인큐베이션 센터로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BNP파리바, 네이버 등이 협력하고 있다.

이처럼 첨단 기술의 용광로로 분한 파리에 블록체인이 합류했다. 바로 파리 블록체인 위크(PBW)다. 2019년 블록체인 전문 회사인 체인액셀러레이터의 주도로 시작된 PBW는 블록체인 분야에서는 유럽 내 유일한 대규모 콘퍼런스다. 지난 6월 개최된 PBW 2023은 참여자만 1만명이 모여 인산인해를 기록했다. 다양한 산업계에서 총 400여 명의 연사가 모였고, 후원 기업도 300여 곳을 기록했다.

최근 열린 코리아 블록체인 위크 기간에 한국을 방문한 마이클 아마르 PBW 회장은 한국 블록체인 업계와 PBW 간 연결고리를 만들고 싶다는 희망을 내비쳤다. 유럽의 기술 혁신, 블록체인 생태계의 중심으로 자리 잡은 파리와 한국의 블록체인 산업이 만나면 파괴력은 배가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아마르 회장은 PBW가 다른 블록체인 콘퍼런스와 비교해 가지는 차별점이 이기종 산업의 융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블록체인 종사자들만 모이는 콘퍼런스는 시장을 절대 넓힐 수 없다"며 "PBW 시작 초기부터 업계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방안을 만들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PBW에는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기존 딥테크 기업부터 LVMH, 카르푸 등 명품·유통기업까지 다양한 기업이 참여했다. 시작부터 산업 간 융합을 통해 블록체인 분야를 확장시키겠다는 목표였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PBW 2023에서는 웹3, 대체불가토큰(NFT), 메타버스, 분산형 자율조직(DAO) 등을 주제로 산업 간 융합 사례가 발표됐다. 아마르 회장은 "명품, 패션 브랜드, 예술, 부동산 등 다양한 산업이 블록체인과 가상자산을 매개체로 한 산업 활성화를 논의했다"며 "이는 결국 가상자산과 블록체인의 대규모 채택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생태계 확장이라는 목표에 부합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 중 특히 주목받는 것은 유럽의 소비재 산업이다. LVMH가 대표적이다. 아마르 회장은 "LVMH가 PBW에서 블록체인 기반 메타버스 프로젝트와 미팅을 많이 했다"며 "블록체인과 가상자산, 그리고 이를 매개체로 삼은 메타버스가 명품 브랜드들에는 디지털 전환의 유력한 방법으로 고려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에 비해 일찍 확립된 규제도 블록체인 분야에는 장점이다. 유럽연합(EU)은 지난 4월 전 세계 첫 가상자산 규제 법안인 미카(MiCA)를 통과시켰다. 가상자산 기업들은 미카에 따라 유럽 내에서 토큰을 발행·판매하고 운영할 수 있다. 관련 산업이 활성화될 것은 자명한 결과다.

아마르 회장은 "지금까지 스타트업이 미국을 떠나는 것을 본 적이 없는데 현재 여러 가상자산 스타트업이 유럽으로 이전 중"이라며 "프랑스에서도 가상자산 라이선스인 PSAN을 주기 시작했으며 벌써 40여 곳이 받아 관련 산업을 영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규제 개선의 효과를 누리고 있는 셈이다.

아마르 회장은 규제와 산업 융합이 잘 갖춰진 파리야말로 한국 블록체인 산업이 글로벌화를 시도할 전초기지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기업 간 만남을 중심으로 한 PBW가 이를 위한 최적의 장소라는 설명이다. 그는 "블록체인 기술 기업이든 웹3 서비스 기업이든 PBW에 와보면 다른 콘퍼런스와 확실한 차이를 느낄 것"이라며 "유럽 현지 기업과의 미팅뿐만 아니라 현지 라이선스가 필요할 경우 당국 담당자와의 만남도 주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최근 한국 블록체인 기업들이 글로벌 전초기지로 고려하는 두바이와 비교해도 여러 장점이 있다고 그는 밝혔다. 두바이는 자금은 풍부하지만 개발자 인력 등 자원이 아직 잘 갖춰져 있지 않다는 설명이다. 파리의 혁신 기지인 스테이션 F, 그리고 오랜 시간에 걸쳐 형성된 다양한 산업군의 기업들이 블록체인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더 큰 도움이 된다고 그는 덧붙였다.

그는 특히 한국 게임 산업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빅테크 기업들의 독점이 거센 비판을 받는 현재 대안으로 부상한 웹3에서 시장을 선도할 분야가 바로 게임이기 때문이다. 그는 내년에 열리는 PBW 2024에는 e스포츠를 주요 테마 중 하나로 설정하고 웹3 게이밍 대회를 주최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리에는 현재 유럽에서 가장 큰 규모의 e스포츠 게임장인 이스폿이 있다. 이곳을 통째로 빌려 여러 웹3 게임 회사와 협력해 전 세계 게이머를 아우르는 e스포츠 대회를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아마르 회장은 "약세장일 때 시장이 살아나려면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는 스타가 등장해야 한다"며 "이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은 게임 산업, 그중 한국 게임사가 가장 유력한 후보"라고 밝혔다. 이어 "게임에 관심이 많은 유럽 통신사들이 한국 웹3 게임에 투자하고 협업하는 장을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출처,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