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다시 오른다는데…코인 거래소들 연이은 ‘비보’
실명계좌 발급에도 변경신고 불수리, 연쇄 폐업 빨간불
“지금은 이용하는 사람이 그냥 없다고 보면 됩니다. 5대 거래소 제외한 나머지 22개 코인마켓 거래소 거래량 다 합봐야 0.06%에요. 2년동안 이렇게 버텼는데...”
경영난에 따른 중소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연쇄 폐업이 현실화되고 있다. 지난 2021년 특금법(특정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에 관한 법률) 개정 이후 은행 실명계좌를 받지 못해 원화 거래가 중단된 거래소들이 누적 적자를 견디지 못한 것. 실명계좌를 받아 금융당국에 변경신고를 제출한 한빗코마저 이달 금융당국으로부터 변경신고 불수리 통보를 받자 다른 코인마켓 거래소들은 더 이상의 희망을 찾지 못하는 모습이다.
특히 최근 들어 미국의 금리인상 시그널이 잠잠해지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다시 오르는 등, 시장이 조금씩 회복국면에 들어가는 상황이라 안타까움은 더욱 크다. 비트코인 가격은 이달 들어 국내 주요 거래소에서 4800만원대를 노크, 지난해 4월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 갔다.
캐셔레스트 폐업・한빗코 진입 좌절 …탈출구 없는 코인 거래소들
8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국내 코인마켓 거래소 캐셔레스트는 지난 6일 공지를 통해 거래소 서비스 종료를 밝혔다. 캐셔레스트는 이날 회원가입이 종료됐으며, 출금 지원은 오는 22일 종료된다.
지난 2017년 설립된 캐셔레스트는 IT 분야에서 비교적 경쟁력 있는 경영진들로 구성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때 자체 발행 가상자산 등으로 국내 거래소 거래량 3위에도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원화마켓 전환 실패 후 줄어드는 거래량에 추가 투자를 유치하지 못하고 경영진이 교체되는 등 사실상 정상 운영이 불가능해지며 폐업 수순을 밟게 됐다.
앞서 고팍스에 이어 여섯번째 원화 거래소로 진입을 시도했던 한빗코는 변경 신고가 좌절됐다. 한빗코는 광주은행과 실명계좌 계약까지 체결한 상태였으나, 금융당국은 지난 2일 한빗코의 AML(자금세탁관리) 능력 등을 문제로 삼아 변경 신고를 불수리했다.
한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2년 동안 실명계좌가 열리기만을 여지껏 준비해 왔는데 한빗코의 시도가 불발되니 남일 같지 않아 충격이 크다”며 “추가 투자로 받은 비용 또한 이제는 바닥난 상태”라 말했다.
매각을 고려하던 코인 거래소들 또한 더 이상 탈출구를 찾지 못하게 됐다. 금융당국이 실명계좌를 받은 가상자산거래소의 진입까지 저지하면서 거래소들의 몸값도 뚝 떨어졌다.
또 다른 거래소 관계자는 “VASP(가상자산거래소)라이센스를 획득한 것 만으로도 매각가 수천억원이던 때가 있었지만, 실명계좌 발급 가능성이 있다는 전제 하에서의 가격이었다”며 “기대하던 수준 이하의 가격인 것은 당연하고 이제는 매각 자체가 불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사업 다각화 시도하거나 투자금 까먹기…기약없는 버티기 싸움
원화 거래소 진입이 좌절된 코인마켓 거래소들은 생존을 위해 실명계좌 발급을 위한 노력에 더해 NFT(대체불가능토큰)나 ST(증권토큰) 분야로 사업 다각화를 시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역시 별다른 반전의 계기가 되지 못하고 있다.
폐업을 선언한 캐셔레스트 역시 지난 6월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오픈트레이드와 ST 확장을 위한 솔루션과 인프라 등 비상장주식 STO 유통솔루션 구축을 시작했다. 하지만 경영난과 인력 감축 등으로 첫 발 조차 떼지 못했다.
여기에 더해 지난 8월 금융당국이 가상자산 거래소에 최소 30억원 이상의 준비금을 마련하라는 지침을 내리면서 부담이 가중됐다. 거래량이 거의 없다시피 한 거래소들이 이 조건을 충족하기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그나마 자본금이 남아있는 일부 거래소들은 개점 휴업 상태로 버티고 있다. 이들 거래소는 대부분 대구은행과 광주은행, 토스 등 일부 지방은행과 인터넷은행과도 실명계좌 발급 논의가 오간 곳들이다.
코인마켓 거래소 코어닥스는 지난해 9월 테슬라바이오페이로부터 220억원을 투자받았으며, 올해 2월 조인에셋글로벌자산운용으로부터 추가 투자를 유치했다. 프로비트 역시 지난해 쿠팡과 배달의민족 초기 투자자로 알려진 알토스벤처스로가 10%의 지분을 인수하며 투자금을 유치했다. 플라이빗 또한 지난 2021년 두 차례 유상증자를 통해 추가 투자를 유치했다.
하지만 이들의 자금 까먹기가 언제까지 지속 가능할지 여부는 장담할 수가 없다. 남아있는 코인마켓 거래소들의 VASP라이센스 갱신 기간은 내년 9월이나, 더욱 높아진 금융당국의 기준을 충족하기에는 어려울 것이라는 것이 시장의 진단이다.
한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우리나라에서 기존에도 이렇게 신규 진입 사업자들을 높은 규제로 배척한 사례는 없다”며 “업비트, 빗썸이 진입할 때 기준은 지금처럼 높지 않았는데, 먼저 진입한 사업자들에게는 후하게 진입을 허용하고 후발주자들에게 더 엄격한 기준을 제시하는 건 이치에 맞지 않다”고 항변했다.
출처 : IT조선(https://it.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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